인맥과 평판으로부터 편안해져라
"저 사람은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니 사귀지 않는 게 좋아.
당신도 그런 사람으로 오해받을 테니까."라는 주위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면 남편도 아버지도 아닌, 또 아들도 형도 애인도 아닌 사람의 평판 따위를 내가 왜 신경 써야 되는 걸까.
그 사람의 지인이나 친구라는 이유로 그 사람과 한통속이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그런 사람과는 사귀지 않는 편이 무난하지 않을까.
나는 세상의 오해나 잡음을 각오하면서 내가 사귀고 싶은 사람과 여태껏 사귀어왔다.
인생은 모든 것에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개성 강한 친구를 두는 제일의 비결이 아닐까.
종종 인맥이 중요한 재산인 양 떠밀리는 이가 있다.
그리고 인맥을 쌓는 비결 등이 특집으로 살린 잡지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다.
인맥이란 그것을 이용할 마음이 없다면 거의 필요 없는 것이다.
그것을 연줄로 장사하거나 정치가로서 표를 모으는 일이라도 된다면 분명 인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들이 사회의 한 구석에서 자신의 능력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데는 특별히 인맥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성적에 맞는 학교에 입학하고 그해의 경제 사정에 따라 다소 운도 따르겠으나 적당한 회사에 자신의 능력으로 취직도 가능할 것이다.
대기업은 대기업 나름의 장점 있겠지만, 내 주변에는 대기업에 들어가지 않아 자유롭고 느긋한 인생을 보낼 수 있었던 사람 또한 굉장히 많다.
그래도 우리들은 그밖에 많은 일들로 '곤란한 입장'에 처하는 경우가 있다.
병에 걸렸을 때 어떤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좋을까?
연로하신 부모를 보살피기가 힘에 벅찰 때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아이가 등교 거부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부모 자식지간에 자연스러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마음으로나 거리상으로 우리들 가까이에 있는 친구나 지인들이지 소위 '인맥'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은 결코 아니다.
얄궂게도 어쩌면 인맥이란 그것을 이용하려 들면 인맥 그 자체도 불가능해지고 만다.
인맥은 그것을 이용하지 않을 때 자연이 생긴다.
진정 친구가 나설 할 때는 상대가 이런저런 불행을 당한 순간이라 생각된다.
건강하고 순조롭게 잘살고 있을 때에는 상관없다.
그러나 상대가 육친을 잃거나 병이 들었을 때야말로 친구가 나서야 한다.
목적은 단 한 가지, 그저 그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함이다.
시간이란 위대하다.
하루, 일주일, 일 년이 지나감에 따라 심적 고통은 조금씩 사라져 간다.
그 과정에 가능한 함께 있어주는 것이 친구의 역할이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소노 아야코/오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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