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직접적인 친분은 없지만, 나는 아담 스미스와 그가 남긴 몇 개의 중요한 문장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의 문장은 하나같이 간결하고 힘이 넘쳤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나는 위의 문장이 좋았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경제학의 아버지가 남긴 이 수려한 문장 외다보면, 나는 언제나 한 마리의 도도새처럼 태평한 마음이 된다. 아담 스미스는 많은 것을 예측한 인물이었다.

그는 인간의 이기심이 자본시장을 움직일 최적의 윤활유임을 예견했고, 저서 <국부론>을 통해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의 효용성을 역설했다.

그의 이론은 고전 경제학의 초석이 되었고 맬서스와 리카토 같은 경제학자들은 물론, 찰스 다윈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는,  1790년에 사망했다. 지구상의 마지막 도도새가 죽은 1681년부터, 거의 100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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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새

도도새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1598년이다. 포르투갈의 배 한 척이 인도양 남서부의 모리셔스 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선원들은 난생처음 보는 커다란 새들과 대면한다. 보면 볼수록 기분이 복잡해지는, 이상야릇한 모습의 새들이었다.

달리지도 날지도 못하는 이 새들을, 선원들은 경계했다. 만남을 반가워한 것은 새들이었다. 부리를 비비며 소년들을 환영했고 놀랍게도 인간을 친구로 여겨주었다.

사람의 마음 감동을 주는 격언

선원들은 새들의 그런 <관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바보 아야? 그래서 새들은 바보라는 뜻의 <도도>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사냥이 시작되었다. 도도세의 수는 줄어만 가고, 사냥의 기술은 날로 교묘해줬다.

이론만이 능사는 아니다.

1638년에는 도도 통역사란 직업이 생겨났다. 말 그대로 도도새의 말과 울음을 통역하는 직업이었다. 그들은 곧 사냥에 주역이 되었다. 도도새를 고문해 동료들의 은신처를 알아내고, 곤경에 처한 새끼 울음을 흉내 내어 심약한 어미들을 유인하곤 했다.

비둘기의 특징

도도 통역사에겐 그 외에도 남다른 업무가 있었는데, 그것은 도도새들의 유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런 선행이, 자신의 죄를 사해주는 도구가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통역사 페드로 주앙 핀투 역시, 자신이 할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는 1681년 지구의 마지막 도도새였던 누누 피구의 유언을 정리해 일약, 유명해졌다. 그해 발간된 유력한 지역 언론 싼타폴로니지에는 페드로가 정리한 누의 유언이 일목묘연하게 게재되어 있다.

카스텔라/ 박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