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살아가는 자세를 검토해 보자
이 세상은 허무로 꽉 찼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 대해서 허무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허무한 것을 허무하다고 느끼는 것을 겁낼 것은 없다.
두려워할 것은 허무한 것에 기쁨과 산 보람을 느끼고 거기에 빠져 버리는 일이다.
요새 흔히 허상과 실상이란 말을 듣는데 허상을 실상으로 보고, 실상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확실히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허무란 자기를 상실하고 멸망하게 하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허무에 빠져 있는가 아닌가를 어떻게 해서라도 알게 된다는 것은 결핵이나 암의 조기 발견 이상으로 기묘한 일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죽음을 택하고 싶은 사태에 싫어도 직면하게 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를 직시하는 것에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성서에 나오는 모세라는 지도자는 영화 [십계]의 주인공으로 묘사된 영웅인데도 그 위대한 모세마저 "차라리 한칼에 나를 죽이고 이 이상 고통을 안 당하도록 해주십시오. " 하고,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다.
다시 성서 인물 중에 모세 못지않은 용자이며 예언자였던 엘리야도 또한 "지금 내 생명을 거두어 주옵소서." 하고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을 바란 때가 있었다.
우리에게 죽음을 원할 때가 있더라도 이 위대한 인물들조차 죽음을 원했다는 것을 생각해 내야 한다.
자기만이 약한 것이 아니다.
자기만의 괴로운 것이 아니다.
자기만이 허무한 것이 아니다.
자기만이 비참한 것이 아니다.
자기만이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가 가지가지의 고통 허무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을 뱃속 밑에서부터 잘 알았을 때 우리는 "허무 바로 옆에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대체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제일 귀중한 것인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은 무엇인가?
매일을 쓸데없는 잡동사니 일에 싸여서 진정해야 할 될 일은 잊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 날 우리는 문득 멈춰 서서 생각하지 않으면 자기 모습을 모르는지도 모른다.
빛 속에서/미우라 아야코/황필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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